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7만 원, SK하이닉스 20만 원이 적정주가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AI 시대가 시작되었으므로 지금도 저평가라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특히 메모리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단기 이익률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DRAM 산업의 역사를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95년 메모리 호황 당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높은 이익률은 경쟁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불러왔고, 결국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1997년 DRAM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후 수년간 메모리 업계는 혹독한 치킨게임을 경험했다.
최근 2년 동안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성장이다. DRAM 분야에서는 CXMT가 빠르게 시장 존재감을 키우고 있으며, NAND 분야에서는 YMTC가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의 일본 업체들처럼 시장에 추가 공급 능력을 제공한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변화다.
특히 현재 시장은 AI와 HBM 수요 덕분에 매우 높은 수익성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메모리 산업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이 장기간 유지된 적은 드물었다. 높은 수익은 결국 경쟁사의 투자 확대와 신규 진입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는 과거와 다른 점도 있다. HBM은 단순 DRAM이 아니라 TSV, 패키징, 하이브리드 본딩, 고객 인증 등 높은 기술 장벽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1990년대처럼 단기간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교훈이 있다. 메모리 산업에서는 현재의 높은 수익률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가정하는 순간 가장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결국 시장은 높은 수익성의 유혹 속에서 다시 공급 확대 경쟁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지금 얼마나 벌고 있는가”가 아니라 “향후 5년 동안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메모리 산업의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종종 놀랄 만큼 비슷한 형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