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종종 “삼성의 2nm 공정이 TSMC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보면 이 문장은 상당히 많은 의미를 생략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부족하다는 것일까?
트랜지스터 자체의 성능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트랜지스터 전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성능을 이야기할 때 Idsat(구동 전류)을 떠올린다.
실제로 같은 조건에서 더 높은 전류를 낼 수 있다면 성능 향상에 유리하다.
그러나 CPU나 GPU는 단순한 트랜지스터가 아니다.
최종 제품의 성능은
- 트랜지스터 성능
- 캐패시턴스
- 배선 저항(RC)
- 전력
- 변동성(Variation)
- 수율(Yield)
이 모두 결합된 결과다.
따라서
“트랜지스터가 빠르다”
와
“제품이 빠르다”
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DC 성능과 AC 성능의 차이
반도체를 개발하다 보면 자주 착각하는 것이 있다.
전류(Ion)가 증가하면 성능도 비례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제품의 스위칭 지연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Delay≈ICV
즉 전류(I)가 증가하는 것만큼 캐패시턴스(C)가 증가하면 실제 속도 향상은 제한된다.
최근 GAA 구조에서 나노시트 개수를 무조건 늘리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전류는 증가하지만 동시에 캐패시턴스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전류를 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작은 캐패시턴스로 필요한 성능을 구현하느냐이다.
고객이 보는 것은 성능이 아니라 플랫폼이다
파운드리 고객 입장에서는 최고 성능의 트랜지스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예측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 높은 수율
- 안정적인 라이브러리
- 설계 생태계(IP)
- 낮은 변동성
- 일정한 성능
이 확보되어야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고객은
가장 빠른 트랜지스터
보다
가장 안정적으로 양산 가능한 플랫폼
을 선택한다.
진짜 차이는 DTCO에 있다
오늘날 선단 공정의 경쟁력은 트랜지스터 하나의 성능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 소자(Device)
- 공정(Process)
- 배선(Interconnect)
- 설계(Design)
를 동시에 최적화하는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 능력이 중요하다.
최고의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것과 최고의 CPU를 만드는 것은 다르다.
최고의 CPU를 만들기 위해서는 트랜지스터, 배선, 전력, 라이브러리, 패키징이 함께 최적화되어야 한다.
결론
삼성 2nm가 TSMC 2nm보다 성능이 낮다고 평가받는 이유를 단순히 트랜지스터 성능의 차이로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
오늘날 반도체 성능은 전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수율, 변동성, RC 지연, 전력 효율, 설계 생태계, DTCO 역량까지 모두 합쳐진 결과가 최종 제품의 성능을 만든다.
반도체 산업이 FinFET에서 GAA 시대로 넘어가면서 더욱 분명해진 사실이 하나 있다.
최고의 트랜지스터가 반드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결국 고객이 선택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소자가 아니라 가장 예측 가능하고 가장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파운드리 경쟁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