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흥미로운 두 가지 주장이 공존하고 있다.
첫 번째는 산제이 메흐로트라 [Micron CEO]의 주장이다.
AI와 HBM 수요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향후 수년간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이다.
중국의 CXMT와 YMTC가 성장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투자한다면 2028년 전후 다시 공급 과잉과 치킨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
과연 어느 쪽이 맞을까?
내 생각에는 두 주장 모두 맞을 수 있다.
2026년의 현실은 공급 부족이다
현재 HBM 시장은 전형적인 공급 부족 상황이다.
고객들은 NVIDIA, AMD, Google, Amazon, Microsoft, Meta와 같은 AI 기업들이다.
과거 PC 시대에는 수천 개 고객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소수의 초대형 AI 기업들이 막대한 메모리를 구매하고 있다.
특히 HBM은 단순히 DRAM 생산량만으로 공급을 늘릴 수 없다.
- TSV
- Hybrid Bonding
- 첨단 패키징
- 고객 인증
등의 제약 때문에 단기간 증설이 어렵다.
따라서 “향후 수년간 공급 부족”이라는 Micron의 주장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메모리 산업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1995년 DRAM 호황과 1997년 DRAM 가격 폭락을 떠올린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말했다.
“수요가 너무 강해서 증설해도 부족하다.”
실제로 수요는 강했다.
문제는 모든 업체가 동시에 증설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몇 년 뒤 공급은 수요를 초과했고 DRAM 가격은 폭락했다.
결국 치킨게임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HBM은 다르다.”
일부는 맞다.
HBM은 과거 Commodity DRAM보다 훨씬 기술 장벽이 높다.
하지만 한 가지는 변하지 않는다.
높은 수익률은 반드시 투자를 부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그리고 중국의 CXMT까지.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보고 가만히 있을 기업은 없다.
그래서 메모리 주식은 언제 사야 할까?
역설적으로 메모리 주식은 실적이 가장 좋을 때 사는 종목이 아니다.
오히려
- 업황이 최악일 때
- 모두가 비관적일 때
- 재고가 쌓여 있을 때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 이익이 최고일 때
- 증설 계획이 쏟아질 때
- 모두가 낙관적일 때
위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2026~2028년
현재는 아직 공급 부족 국면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실적보다 공급 계획을 봐야 한다.
만약 2027~2028년에
- 삼성
- SK하이닉스
- 마이크론
- CXMT
가 동시에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한다면,
그 순간 시장은 실적보다 미래의 공급 과잉을 먼저 걱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결론
메모리 주식에서 가장 위험한 시점은 실적이 나쁠 때가 아니라 모두가 영원한 호황을 믿기 시작할 때다.
반대로 가장 좋은 투자 기회는 모두가 메모리 산업의 미래를 의심할 때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나는 현재 상황을 1995년과 완전히 같다고 보지는 않는다.
HBM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이것이다.
수요는 늘 예측보다 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공급 역시 결국 그 수요를 따라가려 한다.
그리고 메모리 산업의 역사는 언제나 그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지금 투자자가 던져야 할 질문은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가?”
가 아니라
“언제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를 추월할 것인가?”
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다음 메모리 사이클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